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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-07-29
김용선
친구 최종원의 시/전대도 차지 말고
전대도 차지 말고

승리는 패자의 선물이다
어떤 당연한 듯한 비교우위나 고유함조차
그 누군가의 결여가 내게 당도한 것이다.
이긴 자는 결코 패자를 알 수 없다
가진 자는 못 가진 자를 모른다
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이해한다는건
어불성설이다
결혼한 자는 미혼인 자의 심정을 모른다
가진 것을 안 가진 것처럼 치환하고
동등한 입장으로 대등하게 대할 수 있다는 건
지극히 오만한 태도이다.

가진 자는 겸손할 길이 없다.
난 의사지만 늘 환자편이고
여타 의사들처럼 갑질하지 않습니다.
난 검사지만 지극히 공정할 뿐입니다.
난 부자지만 그 돈을 맡아서 관리만하지
내 전유물이라 여기진 않습니다.
그냥 내 통장에 보관만하는 중입니다.
난 매우 힘이 세지만 아무에게도 내 힘을
과시하지 않습니다.
이런 태도가 잘 성립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
듣기에 따라서는 더욱 오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.

설령 생김새나 개인의 품성에 따르는 것도
또한 아무 사심없는 고난과 노력으로 도달해서
그곳에 어떤 자부심도 없고 무목적일지라도
못 가졌거나 부족한 자의 입장에선
다 높은 문턱이거나 비교열위로 느껴질 것이다
예수님이, 전대도 차지 말고 옷도 두 벌 가지지 말고
지팡이도 없이 여행하라고 말씀하신 뜻이다
복음이 전유물인 것처럼 그 지팡이를 짚고
너무 행복하다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다.

예수님은 자신과 전인류의 부족함에 대해?
그들의 모든 죄가 다 본인죄로 여겨져서
그렇게 말씀하시고 그렇게 돌아가신 것이다

또 이렇게 말씀하셨다
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고.
왜냐하면 못 가진 자의 입장에서만 실제로
가진 자들의 치기와 자랑과 오만과 방자함을
용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.
세상모두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고
마치 자신이 낳은 것처럼 여길 수 있는 것이다.
그러니 가장 낮은 자리로 부지런히 내려서자.
자꾸 더 가지려 하지말고 높은 데서 내려다보며
가르치려들지 말자.

https://blog.naver.com/sunchosi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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